굉장히 긴 하루가 될 것 같았다.
문득, 시계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서 커리어를 열어 시계를 꺼냈다.
입고 있던 점퍼를 벗어 커리어 안에 넣었는데, 이건 실수였음을 곧 알 수 있었다.
비행기 안이 무척 추웠거든.

아빠한테 전화를 했더니 나리타 공항 23번 게이트의 우동이 맛있다고 꼭 먹으랜다.
T-login area에서 잠깐 인터넷을 썼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인천공항은 참 감사한 곳이었다.
나리타나 아틀란타 공항에서는 인터넷을 쓰려면 돈을 내야 했다.
서비스를 선택해서 결제를 하는 시스템.

Transit은 - 그것도 이렇게 대기시간이 긴 것은 -  상당히 오랜만에 하는 것인데,
기내에서 주는 입국신고서를 당당히 사양하면서
일본 입국심사대의 긴 줄이 생각나 웃음이 났다.

심성용이 지정해준 좌석에 앉아 있자니 벌써 졸린데, 왠지 잠들면 코 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ㅡ.ㅡ
taxi way에서 이미 쫌 졸았다.
창밖을 내다보다가 우리 집이 보일까 생각이 들었을 때는  벌써 경부고속도로를 지나고 있었다.
사진은 아마도 양수리 부근
DSCF0679.JPG

대한항공은 왜 사과쥬스가 없을까 생각하면서
그럭저럭인 기내식을 먹고 - 내 입맛엔 대한항공의 기내식이 항상 좀 별로다 -  멍하니 있다가
앞자리 아저씨랑 눈이 마주쳤는데,
이 아저씨가 불쑥,

- 후지산에 눈이 다 녹았어요

이런다. (참 대책없이 참견많은 아저씨였다)
그래서 처음으로 후지산을 보았다.

운도 없게 그동안 일본에 드나들면서 항상 날씨가 좋지 않아서 후지산을 본 적이 없다
남들은 도쿄도청 전망대에서도 보인다는데 가까운 아타미에서도 흐려서 못보고
심지어는 일부러 후지산을 돌아가는 기차를 타고도 정작 후지산이 보이는 곳에서는 잠들어버리고.

어쨌든.
눈 없는 후지산.
DSCF0682.JPG

생각하지 못한 것은 나리타 공항의 Transit area가 매우 작았다는 것.
면세점도 하나뿐.
신혼여행 때 남은 전화카드를 모두 써서 집과 애인들에게 전화를 하고
마찬가지로 남은 엔화를 모두 써서 모찌 선물세트를 샀다. - 이건 WY의 집들이 선물.

대기시간은 약 3시간이었는데
터미널 안을 한 바퀴 돌고 나니 15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
우동집은 다른 터미널인데다가 배가 고프지 않았다.
한참 공중전화를 붙들고 전화를 하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면세점의 모든 상품을 둘러보고 나서는
별수 없이 대기의자에 앉아서 기다렸다.
플로리다에 교환교수로 가시는 분과 말을 터서 잠깐 얘기하다가... 책보며 졸다가..
- 이 분에게는 나중에 아틀란타 공항에서 커피를 얻어마셨는데,  세상 참 좁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꽤나 지루한 시간이었다.
3시.  드디어 델타 탑승.
나리타에서 주는대로 표를 받았더니 상당히 뒷자리에
한 무더기의 일본인 관광객과 같이 타게 되었다. 꽤나 들떴는지 상당히 요란하다 ㅠㅠ

이륙전에 이런 Welcome sheet를 나눠준다.
delta.jpg 사진은 집에 와서 찍은거..


<쿵푸 팬더>를 보면서 저녁을 먹고 -저녁은 파스타로 선택. 다음날 점심엔 파스타가 떨어져서 Beef를 먹었다 ㅠㅠ -
오오츠크해를 지나는 알래스카로 향하는 동안 영화 <Sex and the City>를 잠시 보았다. 

비행기 안에서 이런저런 할일들을 정리하고 있자니
아.. .드디어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