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이 곳 Chestnuthall에는 이상한 점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가장 큰 미스테리는 바로 쥐다.

1.
도착한 첫날,  밤 11시즈음 집에 들어왔는데
나는 그 짧은 순간에 쥐덫을 보았다.
(난 참 관찰력이 예리하기도 하지)

2.
다음날 아침, 신랑한테 물어봤다.
'어제 보니까 쥐덫이 있던데?'
"응 있더라."
'원래 있었어요?'
"전에 왔을 땐 없었는데, 이사 올 때 보니까 있었어."
'여러 개던데.. 여기도 있고 여기도... 어, 여기 쥐 잡혔다.'

그렇다.
밤 사이에 쥐가 잡혀있었던 것이다!


* 쥐덫 본 적 없는 분들을 위해서 보여드립니다- 설치된 상태.
톰과 제리에 나오는 거한 녀석은 아니고 오히려 귀엽달까. 조잡하달까.
mousetrap.jpg

3.  
잡힌 쥐는 신랑이 나무젓가락으로 집어 쥐덫째로 버렸다.
"결혼하길 잘했지? 신랑이 쥐도 대신 버려주고"
'ㅡ_ㅡ'

그날,
grocer에 간 길에 쥐덫을 샀다.
저녁에 쥐가 잡힌 자리에 쥐덫을 놓으려고 했는데
둘다 쥐덫 설치할 줄을 모르는 거다.
포기하고 그냥 잤다.

4.
다음날,
아침 준비를 하다가 또 쥐가 잡힌 것을 발견.

이번에도 신랑님이 처리하셨기 때문에 나는 가까이서 보지 못했지만
쪼꼬만 놈이었다. - 하긴 저 쥐덫에 잡힐 쥐가 크지는 않겠지만-
꼬리가 빳빳하게 죽어있는 것이 오히려 인형 같았다.

5.
하루종일 집안 청소를 하면서
쥐구멍이 있을만한 곳을 다 뒤졌다.
찬장, closet, 욕실, 침대와 소파 뒤의 벽...
구멍이 없다. 결단코 없다.
게다가 창문은 방충망이 튼튼하게 막혀있다.
대체 쥐는 어디서 들어오는 걸까.

그리고 다른 쥐덫도 없었다.
첫날 발견한 세 개 - 중에 두개는 쥐가 잡혔고- 하나가 남았다.

6.
그날은 결국 쥐덫을 설치했다.
우리가 아는 미끼라고는 치즈뿐이라서 치즈를 얹어서
아슬아슬하게 -쥐덫이 굉장히 예민하다- 가져다 두었다.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쥐덫을 확인해보라고 했다.
"악, 먹이만 먹고 튀었어"

그랬다. 역시 우리가 설치한 쥐덫은 조잡했던 것이다 ㅠ_ㅠ

7.
신랑과 다시 고민했지만 쥐가 들어올 구멍이라곤
현관문 밑으로 난 작은 틈새뿐.

"에이, 설마-"
'그 정도 작은 쥐라면 통과했을지도 몰라.'
"혹시 모르니까 막아보자."

그 후로 자기 전에 현관문 틈새를 쇠파이프와 신발(파이프가 짧아서 다 안 막히더라고)로 막아두었다
남은 쥐덫 하나(혹은 둘)에는 아직 쥐가 걸려들지 않았다.


Mystery 1. 쥐덫은 먼저 집주인이 (혹은 관리실에서) 설치해 놓은 것. - 어쨌든 신랑은 아님. 쥐덫 설치할 줄 모름
                   신랑이 이사온 후 열흘동안 쥐가 잡히지 않아서 그대로 있었는데
                   내가 온 후 사흘 연속으로 쥐가 나왔다. 

                   그리고 그 후로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Mystery 2. 쥐는 밤 사이에만 나타나는 것일까.
                    때로 내가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한참동안 쥐죽은듯이(?) 조용히 있거나 잘 때도 있는데 
                    이럴 때 쥐가 나타나면 어떨까 생각해봤지만 아직까지 쥐를 본 적은 없다. 
                    현관문 밑 차단막도 밤에만 설치하는 것이니 낮에는 -혹은 자정까지는 -드나들 수 있을텐데.
                    쥐는 야행성이라서 밤에만 나타난다는 썰이 유력하다.

Mystery 3.  대체 쥐는 어디서 들어오는 걸까. 
                    우리 추측대로 현관문 틈새로 들어오는 거라면
                    그 전에는 복도를 질주한다는 것인데.
                    복도에는 밤새 불이 켜 있을 것이고, 야행성인 쥐가 불이 켜있는 복도를 질주? 좀 이상하다. 
                     
이 동네에서 쥐가 나오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라서, 
밤에 신축건물 -아직 1층이 공사중인 - 앞을 지나가다 보면 
공사 자재 사이로 쥐가 쪼로로 -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그러면 신랑이랑 저 쥐가 우리집에서 잡은 쥐보다 큰가 작은가를 논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데에는
뉴저지에 살고 있는 YW의 한 마디가 제일 어울릴 듯 하다. 

-그래도 너네 집은 쥐가 쪼끄맣지! 우리 동네는 들쥐라 엄청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