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14 02:07:53 (*.250.143.214)
1035

언젠가 집안일에 대한 몇 가지 단상 에도 밝혔듯이
여성들이 남성들에 못지않은 사회생활-학업 혹은 직장-을 하고 있는 시대이지만
결혼 후 남편들이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변변찮지만, 가사분담이 정말 가능하냐고 묻는 분들에게 드리는 답변입니다.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만, 제 개인적인 소견은 '가능하다' 입니다.
물론 집안일이라는게 정확히 50대 50으로 나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밥하고 설거지하는게 전부도 아니니까 평등하다 아니다 라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요. 
집집마다 사람에 따라 적절하게 분담하는 건 줄대고 선그어서 표만들지 않아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손해보는 느낌 없이 남편과 가사분담을 하기 위한
저의 3단계 이론은 이렇습니다.

1. 일단 결혼 상대로 생각하는 남친분께서는 가사분담에 대한 '개념적인 이해'는 있으신가요?
    가사를 분담해야 한다는 생각자체가 없는 분일 수 있습니다.
    '여자는 집에서 살림' 이라는 생각이 콕- 박혀 있으면서
    생계를 전적으로 부담하겠다고 스스로 가부장제의 희생양이 되기를 자처하는 분이라면...
    안타깝지만 힘들것 같습니다. 거친 세상 풍파에 나가기 싫은 공주님한테 양보하시기 바랍니다.
    이성적으로 가사분담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남성들도 실제로 실천하기는 어렵거든요.

2. 별것도 안 하면서 스스로 많이 도와'주고'있다고 생각하는 남편을 두셨습니까?
    남편분은 집안일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을까요?
    살림이라는게 눈에 보이는 것 외에도 티 안나는 것들이 참 많쟎아요.
    냉장고나 욕조, 가스레인지가 정기적으로 청소해주지 않으면 결코 깨끗한 상태가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조차 모르는 남자들, 많습니다. (물론 그런 언니들도 많습니다)
    어떤 일이 있다는 것부터 얼마나 품이 드는지까지 사소하게 일일이 전부다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다만,  '너도 해야 하기 때문에 알아야 해'가 아니라, '이런 일도 해야 해'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웃기지만, '저녁으로 돼지고기김치찌개를 먹으려면 최소 2시간 전에 돼지고기를 꺼내서 녹여야 했는데 안 했으니, 앞으로 2시간 후에 밥을 먹든가 아니면 대신 참치김치찌개를 끓이자. 어떻게 할까?' 이런 식으로 김치찌개가 냉장고에서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주입시키는거지요. 네, 좀 많이 치사합니다. ㅎㅎ
    어쨌거나 무슨 일이 있는지도 모르면 같이 해주길 바랄 수는 없쟎아요?

3.  남자들이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일도 하고 계십니까?
    솔직히 의례히 이건 남편들의 몫, 이라고 여기는 chore 들이 있죠.
    집집마다 다르지만 쓰레기 버리는거? 못 박는거? 형광등 가는거? 무거운 짐 드는 것? 뭐 그런거 있죠.
    네가 남자니까 장본거 네가 다 들어, 하면서 핸드백만 끼고 돌아오는 짓을 하지 않는겁니다.
    남자들도 유치해서 이런 거에 손해보는 느낌이 든다더군요. 
    저녁준비는 대부분 제가 하는 대신, 쓰레기통 비우는 일은 대부분 신군이 합니다. 코막고 가지요.
    하지만 적어도 신군이 라면 끓여서 저녁하는 비율만큼은 제가 쓰레기통을 비웁니다.  
    (이 경우 2.항에 따라 반드시 쓰레기통을 비웠음을 알릴 것을 추천합니다. 말 안하면 모르더군요)

어떨 땐 조금 손해보는 것 같고 어떨 땐 좀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만 
은행도 아니고 같은 집에 살면서 어떻게 10원짜리 한개, 아니 페니 하나까지 따질 수 있겠어요..ㅎ
어느 한쪽이 미치도록 바빠 보이면 조금 더 해주고, 대신 내가 바쁠 땐 미안하지만 살짝 모른척하고 그런 거지요. 
어차피 별 일 없으면 앞으로 60년쯤은 같이 살 사이 아니겠습니까.





 

삭제 수정 댓글
2009.03.14 06:17:53 (*.234.167.148)
저는 오빠 이것 좀 해줘...라며 시키는게 아니라 일을 하면서 끙끙 거리는 소리를 내는거예요.
으이쌰 읏차 끄응 뭐 이런식으로. 그럼 대부분 와서 도와주더라고요.

댓글
2009.03.14 16:18:20 (*.250.143.214)
쩜쩌미
3번을 제대로 실행하고 계시는군요.. ㅎㅎ
사실 위의 글은 맞벌이이면서 가사분담을 안 하는 남편,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고민에 대한 답변인데
왜 남자들은 여자들이 밥하고 설거지하는건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자기가 뭔가 하면 '도와주'고 해'줬'다고 생색을 내느냐는 거였어요. 집안일을 하는 것을 자기 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죠.  (자기 집에선 안 해봤으니까 )
하지만 전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남자들이 무조건 알아서 잘 하기를 바라는 여자들도 참 대책 없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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쩜쩌미
2009.03.13 12:11:20 (*.250.143.214)
372
3월인데도 아직 겨울이며, 같은 대륙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유색인종이 없고,
사람들이 영어를 못하고 간판은 죄다 불어인 퀘백주를 떠났다.
몬트리올의 첫 통근기차를 타고, Dorval 공항으로.
입국 수속 후에 날아간 곳은 워싱턴. 거기서 다시 경비행기를 타고 필라델피아로 귀환했다.

필라델피아행 비행기에 올라타자  Eagles와 Flyers 셔츠를 입은 흑인 청년 둘이 나란히 앉아있었다.
'오, 이글스와 플라이어스라니, 벌써 필라델피아에 돌아온 기분이야!' 라고 말을 걸었는데, 
나중에 보니 이 두사람은 일행이 아니었다. (아 쪽팔려;)

고속버스만큼 쪼고만 비행기를 올라타자 기장의 안내방송 :
오늘 필라델피아는 wonderfule weather. Relax! and enjoy your flight~!
예이~!

집에 오니 좋구나-
둘이서 김치와 참치와 마늘을 잔뜩 넣어 라면 다섯 개를  끓여 몽땅 먹었다.
신군은 벌써부터 여행기를 올리라고 성화다.
일단 숨 좀 돌리고.

돌아오는 날 하루 동안에만,
기차 두 번, 비행기 두 번, 버스 두 번.
정말 머나먼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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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7 03:40:19 (*.250.143.214)
1240
작년 8월에 다녀온 홋카이도 여행기를 드디어 다 썼다.
아.. 정말 이런건 소문내야 해.

Sapporo, Hokkaido - the 1st day
Sapporo ~ Abashiri, Hokkaido - the 2nd day
Abashiri~Siretoko~Youroushi, Hokkaido - the 3rd day
Youroushi-Mashu-Kushiro - The 4th day
Kushiro-Kushiro Shitsugen-Obihiro-Otaru - The 5th day
Otaru-Sapporo-Seoul - The 6th & last day


올해 초부터 규칙적인 생활의 일환으로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신군의 각종 방해 (eg. '테디베어가 필요해', '마누라 밥' ....)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써나갔는데, 이게 참 시간이 꽤나 걸리는 작업이었다.

그러다 5일째 있었던 일을 상기하자니, 
여행기를 쓰기 전에 북해도 은행에 항의편지도 쓰고, 마쯔다 렌터카에 칭찬 메일도 보내야겠더라
그래서 4일차의 조회수가 1,000에 육박한다는 (그 중에 족히 400건은 신군이 올렸으리라) 신군의 압박에도
1,000을 넘어섰다는 체념에도 꿈쩍않고 있었는데 어제 대략 체념하고 다 써버렸다.

두 달씩이나 미뤄놨던 여행기를 갑자기 하루만에 마무리한 건,
또 여행기를 써야 할 여행을 떠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하.하.-

신군의 Spring Break를 맞이하여 '기차타고 국경넘기' 를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나는 신군의 취미인 여행계획짜기에 불을 질러주러 이 땅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끔 든다.
이번에도 역시 출발 직전까지 아~ 무 계획 없는 상태.
마음껏 시간을 소비하고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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