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집안일에 대한 몇 가지 단상 에도 밝혔듯이
여성들이 남성들에 못지않은 사회생활-학업 혹은 직장-을 하고 있는 시대이지만
결혼 후 남편들이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변변찮지만, 가사분담이 정말 가능하냐고 묻는 분들에게 드리는 답변입니다.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만, 제 개인적인 소견은 '가능하다' 입니다.
물론 집안일이라는게 정확히 50대 50으로 나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밥하고 설거지하는게 전부도 아니니까 평등하다 아니다 라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요.
집집마다 사람에 따라 적절하게 분담하는 건 줄대고 선그어서 표만들지 않아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손해보는 느낌 없이 남편과 가사분담을 하기 위한
저의 3단계 이론은 이렇습니다.
1. 일단 결혼 상대로 생각하는 남친분께서는 가사분담에 대한 '개념적인 이해'는 있으신가요?
가사를 분담해야 한다는 생각자체가 없는 분일 수 있습니다.
'여자는 집에서 살림' 이라는 생각이 콕- 박혀 있으면서
생계를 전적으로 부담하겠다고 스스로 가부장제의 희생양이 되기를 자처하는 분이라면...
안타깝지만 힘들것 같습니다. 거친 세상 풍파에 나가기 싫은 공주님한테 양보하시기 바랍니다.
이성적으로 가사분담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남성들도 실제로 실천하기는 어렵거든요.
2. 별것도 안 하면서 스스로 많이 도와'주고'있다고 생각하는 남편을 두셨습니까?
남편분은 집안일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을까요?
살림이라는게 눈에 보이는 것 외에도 티 안나는 것들이 참 많쟎아요.
냉장고나 욕조, 가스레인지가 정기적으로 청소해주지 않으면 결코 깨끗한 상태가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조차 모르는 남자들, 많습니다. (물론 그런 언니들도 많습니다)
어떤 일이 있다는 것부터 얼마나 품이 드는지까지 사소하게 일일이 전부다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다만, '너도 해야 하기 때문에 알아야 해'가 아니라, '이런 일도 해야 해'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웃기지만, '저녁으로 돼지고기김치찌개를 먹으려면 최소 2시간 전에 돼지고기를 꺼내서 녹여야 했는데 안 했으니, 앞으로 2시간 후에 밥을 먹든가 아니면 대신 참치김치찌개를 끓이자. 어떻게 할까?' 이런 식으로 김치찌개가 냉장고에서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주입시키는거지요. 네, 좀 많이 치사합니다. ㅎㅎ
어쨌거나 무슨 일이 있는지도 모르면 같이 해주길 바랄 수는 없쟎아요?
3. 남자들이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일도 하고 계십니까?
솔직히 의례히 이건 남편들의 몫, 이라고 여기는 chore 들이 있죠.
집집마다 다르지만 쓰레기 버리는거? 못 박는거? 형광등 가는거? 무거운 짐 드는 것? 뭐 그런거 있죠.
네가 남자니까 장본거 네가 다 들어, 하면서 핸드백만 끼고 돌아오는 짓을 하지 않는겁니다.
남자들도 유치해서 이런 거에 손해보는 느낌이 든다더군요.
저녁준비는 대부분 제가 하는 대신, 쓰레기통 비우는 일은 대부분 신군이 합니다. 코막고 가지요.
하지만 적어도 신군이 라면 끓여서 저녁하는 비율만큼은 제가 쓰레기통을 비웁니다.
(이 경우 2.항에 따라 반드시 쓰레기통을 비웠음을 알릴 것을 추천합니다. 말 안하면 모르더군요)
어떨 땐 조금 손해보는 것 같고 어떨 땐 좀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만
은행도 아니고 같은 집에 살면서 어떻게 10원짜리 한개, 아니 페니 하나까지 따질 수 있겠어요..ㅎ
어느 한쪽이 미치도록 바빠 보이면 조금 더 해주고, 대신 내가 바쁠 땐 미안하지만 살짝 모른척하고 그런 거지요.
어차피 별 일 없으면 앞으로 60년쯤은 같이 살 사이 아니겠습니까.
으이쌰 읏차 끄응 뭐 이런식으로. 그럼 대부분 와서 도와주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