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군신군

사실 신군은 나무랄데는 있어도 꽤 좋은 신랑이다.
나의 남동생과 백만명의 옛날 애인을 두고, 나는 남자라는 동물의 생활 습성에 대해 제법 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나 절대 애인과 남편은 같은 생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주의!)
신군은 별로 잔소리할 거리가 없는 남자다 - 전혀 없지는 않다. 당연하게도-
감사하게도 내가 잔소리할 거리를 어머님이 그동안 다 해주셨기 때문인 것 같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인데,
비록 고쳐지지는 않았을지라도 최소한 무엇이 잔소리의 대상이 되는지는 알고 있다.

우리 엄마는, 내가 결혼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부터 얼마전까지 주욱-
내가 곱게 자란이라고 쓰고 평범한 대한민국 아들이라고 읽는다. 과 결혼하게 될까봐 걱정을 많이 하셨다.
말인즉, 나의 남동생은 - 아버지도 마찬가지이지만 - 집안일을 "매우 잘" 도와주는 착한 아들이어서 혹은 험하게 자란
나는 남자들도 당연히 집안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자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줌마들이 왜 곰국을 끓여놓고 여행을 가는지 몰랐다. 우리집은 엄마가 여행가면 아빠의 특별식이 마구 나왔거든.
  ...... 생각해보니 곰국이나 감자탕같은 메뉴는 아빠가 주로 만드셨던 것 같기도 하다)

엄마는 내 동생이 설거지를 하고 있을 때마다

-너 나중에 네 신랑이 설거지 할 거라고 기대하지 마라..

등으로 경고하시곤 했는데,
여기에 덧붙여서 '누구네 아빠는 엄마나 딸 없으면 쫄쫄 굶고 있는다더라'라던가 하는 예를 들어 나를 설득하려고 하셨다.

돌이켜보면, 상견례 때 어머님이 제일 먼저 하신 말씀이 이런거였다.

-우리 애가 집에서 집안일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요... 
  그래도 유학가서 한 삼 년 혼자 자취했으니까 웬만큼은 할거예요. 지 동생 보니까 장가가고 나서는 잘 하더라고요.

난 어머님한테 감동받았다 ㅠㅠ
(아, 생각난 김에 메일이라도 써야겠다)

사실 잔소리할 거리로 따지자면
내가 집안에서 가볍게(!) 입고 돌아다니는 것도 흉거리니까.
혹시 밖에서 흉보고 다니는건 아니겠지-_-

다 쓰고 나니까 뭔가 검열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신랑아 어쨌든 칭찬이그등....

방금 대단히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음

여느 때처럼 부엌 테이블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창문가에서 부시럭대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들어보니
청설모 한 마리가, 벽을 따라 올라가고 있었다.

청설모야 워낙 많으니까 신기할 것도 없지만
..........................................................여기 5층인데;;

안드로메다커플의 신혼일기 7 - 자는 동안 생기는 일

술 마신 다음날은 의례 그렇듯이 새벽에 깼다.
신랑님은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자고 나는 일찍부터 깨는 타입.

십 분쯤 쌔근쌔근하는 숨소리를 듣고 있어도 다시 잠이 안와서
비틀비틀 일어나 물을 마시고 소파에 가서 누웠다.

정확히 3초 후.

"뭐가 문제야.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요"

신랑님이 얼굴을 들이밀고 묻는거다. 어둠 속에서도 당황한 빛이 역력해 보여서 웃음이 났다.

'잠이 안 와서요. 가서 자요'
"응"

그리고 30분 뒤.

"색시야-"
'으응? (여기 있어)'
"으응.. (위치파악 완료)"

나는 우리 신랑님이 자는 동안 그렇게 색시의 존재를 계속 확인하는 줄은 몰랐다.
난 어디서든 잠이 깊이 드는 타입이라,
자고 일어나보면 신랑님이 학교가고 없을 때도 가끔 있는데 - 맹세코 자주는 아니다. 보통은 신랑님이 밥을 먹고 있다. -
신랑님은 잠귀가 밝으신가보다

신랑님 요청에 의해 방귀 에피소드는 감춤. 방구는 내가 꼈는데 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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